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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미래’ 김찬, 또 한 번의 진화를 꿈꾼다



2016년 11월 20일 영광 스포티움 축구전용경기장. ‘2016 대교눈높이 후반기 전국 고등 축구리그 왕중왕전’ 16강전을 앞둔 포항 스틸러스 U18(포항제철고)의 윤희준 감독(現 FC서울 코치)이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고 있던 1학년 공격수 김찬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윤 감독은 “잠재력이 매우 높은 선수다. 스크린플레이가 좋고 스피드가 빠르며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도 70% 이상의 기량을 발휘할 만큼 기복 없는 모습을 보인다”며 “구단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냥 공격수가 아닌 전형적인 원톱이기 때문에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찬은 포철동초-포항 U15(포항제철중)로 이어지는 포항의 유스 시스템을 거쳐 그 해 3월 포항 U18에 입학했다. ‘2016 아디다스 K리그 주니어’ 전기리그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1개의 도움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5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 4골 1도움으로 맹활약을 이어갔다. 5라운드 부산 아이파크 U18(개성고)전에서 꼬리뼈 부상을 입으며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후기리그 9경기 출전해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챔피언십 우승과 대표팀 월반 소집 




2017 시즌을 앞두고 백기태 감독이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되었다. 백 감독 역시 김찬의 재능을 높게 봤지만 쓰임새는 다르게 가져갔다. “우리 팀은 백업 요원이 약한 편이다. 찬이가 선발 출전하면 후반에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선수가 없다. 김찬을 백업에 두었다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빨리 투입하고, 경기가 잘 이어지면 투입 시간을 뒤로 미루는 작전을 세우고 있다”며 김찬을 슈퍼 서브로 사용할 뜻을 내비쳤다.


김찬은 ‘2017 아디다스 K리그 주니어’ 전기리그 8경기 모두 후반에 교체 투입돼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주전에서 백업으로 달라진 역할에 아쉬움도 클 법 했다. 하지만 김찬은 담담했다. “물론 아쉬움은 있었다. 하지만 개인보다 팀이 우선이기 때문에 감독님의 주문을 믿고 따랐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전했다. 


7월 포항에서 열린 ‘2017 K리그 U17&U18 챔피언십’에서 김찬은 본 대회와 저학년 대회 모두 출전해 자신의 실력을 어필했다. 두 대회를 통틀어 풀타임을 소화한 것은 한 경기 뿐이었다. 주로 교체로 출전해 체력을 안배 받았다. 저학년 대회에선 3경기에 출전해 1골 1도움을 올렸으며 본 대회에선 7경기에서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김찬은 8월 3일 열린 성남FC U18(풍생고)과의 결승전에서는 전반 11분 교체 투입되어 그라운드를 밟은 지 1분 만에 골문 앞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골 에어리어 정면에서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왼쪽을 가르며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김찬의 멀티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한 포항 U18은 창단 첫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사실 결승전 전까지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보다 철저히 준비했고 많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후에 경기장에 나섰는데 두 골을 넣고 우승을 차지하게 되어 너무 기뻤다. 챔피언십 우승 후 기사가 많이 나와서 놀랐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졌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U-19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1살 많은 형들과 함께한 ‘월반 소집’이었다. 11월 초 파주에서 열린 ‘2018 AFC U-19 챔피언십’ 예선에서 울산 현대 U18(현대고)의 장신 공격수 오세훈과 번갈아 출전하며 2경기에서 1골을 기록하며 대한민국의 본선 진출에 힘을 보탰다.


“처음 대표팀에 들어갔을 땐 많이 낯설었지만 계속해서 소집되고 익숙해지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세훈이형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스타일이다. 세훈이 형은 힘이 좋고 볼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 소집훈련 때 한 방을 쓰면서 저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물어보고 세훈이 형에게 배워야 할 점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일본 대회에서 남긴 유의미한 기록 




포항 U18은 지난달 말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2017 J리그 인터내셔널 유스컵’에서 8개 팀 중 6위를 기록했다. 조별리그에서 1승 2패의 성적으로 B조 3위를 기록한 후 5-6위 결정전에서 A조 3위 FK 보이보디나 U18(세르비아)에게 패하며 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졸업을 앞둔 3학년 선수들 없이 저학년 선수들로만 꾸려진 첫 대회였다. 전체적인 조직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수비에서의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지는 장면이 여러 번 나왔다. 중원에서는 부상으로 빠진 2학년 미드필더 이수빈과 이규철의 공백이 아쉬웠다. 


김찬은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계속된 대표팀 차출로 동료들과 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고 이렇다 할 연계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했다. 


아쉬움 속에 대회를 마쳤지만 유의미한 기록도 있었다. 김찬은 산프레체 히로시마 U18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전후반 80분 동안 8.7km를 뛰며 팀 내 1위에 올랐다. 조별리그 1차전 감바 오사카 U18전에서도 8.1km로 3위를 기록했으며 이외의 경기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했다. 전후좌우를 오가며 공격의 활로를 뚫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는 것과 전방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해 동료들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것을 동시에 입증하는 기록이었다. 


“사실 예전엔 수비 가담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3학년으로 올라서기 때문에 선배로서 한발 더 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방에서 많이 뛰어야 뒤쪽에서 수비하는 선수들이 편하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기 위해 노력했다.”




축구의 꽃은 골이고 공격수의 임무는 골을 넣는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공격수들이 득점왕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김찬은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 다른 의견을 말했다.


“첫 대회부터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 우리가 열심히 준비한다면 어떤 상대든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첫 대회에서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지난해처럼 한 단계씩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득점왕에 대한 욕심은 없다. 제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동료들이 골을 넣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18년도 포항 U18의 등번호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찬이 희망하는 번호는 10번이다. 전통적으로 포항 유소년 팀의 10번을 단 선수들은 프로에서도 스타플레이어로 거듭났다. 1997년 이동국, 2002년 황진성, 2008년 고무열, 2010년 손준호, 2013년 이광혁, 2016년 이승모 등이 대표적이다. 포항의 미래를 이끌 유망주로 기대를 받고 있는 김찬이 올 시즌 ‘포항 유스 10번’의 계보를 이어 뛰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부담도 있지만 달아보고 싶은 번호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제 자신을 믿고 있다. 포항 유스의 상징인 10번을 달고 뛰어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

주니어